미등록페이지

비와 고독 - 에세이 산책

1,963 2020.03.12 07:21

본문

비와 고독 - 에세이 산책

문협-에세이 산책

비와 고독

2040657221_1583972501.4415.png 

이태복 /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부회장)

 

 

인도네시아의 계절은 두 계절, 건기와 우기로 나뉜다. 우리네 하계가 인도네시아의 건기, 동계가 우기, 건기의 절정은 7, 우기의 절정은 1월이다. 이것은 어떤 자료가 아니라 이곳에 사반세기를 살아오며 몸으로 경험하며 얻은 자료다. 1월 중순 어느 날의 늦은 오후, 살라띠가의 일기 중 일 년에 몇 번 있을 여느 날과 다른 기분이 다운되는 날씨다

"비 오려나 보다 빨래 걷어라." 구름 낀 하늘을 바라보며 관절염 통증을 호소하던 옛 어른들이 생각난다. '비가 오려나 보다' 나에게 살라띠가의 기상예보는 찌뿌둥한 감정으로 보도된다.

평소 같으면 이 시간은 해발 3,142미터 머르바브산 능선으로 불타는 석양과 함께 내 마음도 기분 찢어지도록 불타야 할 시간에 하늘이 잔뜩 찌푸리자 우울증세가 나타났다. 어르신들이 관절염으로 기상예보를 한다지만 나는 우울한 분위기로 기상예보를 했다.

2040657221_1583972304.7207.png


세월이 명의를 만들듯 이제 신체도 기상통증 예보를 하는  센스가 작동하기 시작하는 때의 세월을 보내며 천기를 터득해 가고 있나보다. 기상을 감지하는 건 나이 들면 예민해지는 육신의 센서(sensor)라고 한다. 특히 기후통증은 의학적으로는 열대성 저기압이 몰려오는 장마철에 심하다고 하는데 주변 기압이 떨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몸 안의 관절 압력이 높아진다고 한다. 즉 기압 변화로 인해 관절이 미세하게 부어올라 척추 디스크나 류마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등의 각종 만성 척추관절 질환을 앓아 온 사람에게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는 비행기를 탔을 때도 일어나는데, 평소 관절염을 앓고 있던 환자들은 관절의 윤활유인 관절 액이 적고 붓기로 통증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작은 기압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저기압뿐만 아니라 관절 주변 기온이 낮을 경우, 혈관 수축으로 인해 관절에 가는 혈액량이 감소하여 통증이 유발 될 수 있다. 따라서 비가 오는 날은 평소보다 기압과 온도가 낮기 때문에 관절 통증을 느끼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내리기 전, 무릎이나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놀랍게도 통증을 호소한 뒤 실제 비가 내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것을 기후통증이라고 한단다. 기후통증은 기원전 400년 전 히포크라테스에 의해 기술된 것으로, 기상예보보다 관절염이나 허리통증 환자가 날씨를 잘 예측한다고 하여 현재까지도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기후통증은 인간이 나이 들어 신체가 온전치 못할 때 더 잘 느껴지는 신체적 반응이다.

Total 2,519건 2 페이지
제목
OKTA 아이디로 검색 2021.07.11 1,250
OKTA 아이디로 검색 2021.07.09 1,167
OKTA 아이디로 검색 2021.07.06 1,269
OKTA 아이디로 검색 2021.07.04 1,402
OKTA 아이디로 검색 2021.07.01 1,879
OKTA 아이디로 검색 2021.06.24 1,413
OKTA 아이디로 검색 2021.06.23 1,390
OKTA 아이디로 검색 2021.06.22 1,290
OKTA 아이디로 검색 2021.06.18 1,408
OKTA 아이디로 검색 2021.06.17 1,688
OKTA 아이디로 검색 2021.06.16 1,404
OKTA 아이디로 검색 2021.06.15 1,340
OKTA 아이디로 검색 2021.06.15 1,490
OKTA 아이디로 검색 2021.06.14 1,140
OKTA 아이디로 검색 2021.06.14 1,440
OKTA 아이디로 검색 2021.06.13 1,727
OKTA 아이디로 검색 2021.06.11 1,909
OKTA 아이디로 검색 2021.06.11 1,289
OKTA 아이디로 검색 2021.06.10 1,233
OKTA 아이디로 검색 2021.06.10 1,7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