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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구원] 네덜란드 화가 Noëlla Roos 전시회를 다녀와서

7,522 2015.07.01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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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tween the Lines”

- 네덜란드 화가 Noëlla Roos 전시회를 다녀와서

 

금융 전공인 나는 예술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편이다. 객관적인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예술은 항상 너무 주관적이었다. 그런 이유로 예술을 가까이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아시는지 어머니께서 전시회 오프닝에 가자고 말씀하셨다. Cemara 갤러리에서 한*인니문화연구원 관련자들을 전시회 오픈 하루 전날인 619일 금요일 스페셜 게스트로 초대한다고 했다. 대학 졸업 후 은퇴 전까지는 마지막으로 길게 보내는 공백 기간이기에, 또 항상 예술을 가까이 하고 즐기는 어머니와 같이 보내는 시간이기에, 나는 흔쾌히 응했다.

 

전시회가 열리는 Cemara 6 갤러리는 우선 나의 상상을 빗나가게 만들었다. 가끔 영화에서 보았던 신비감을 느끼게 한다던가, 유리로 둘러져 있어 찾아오는 이들에게 형이상학적인 무언가를 찾게 만드는 그런 갤러리가 아니었다. 집을 개조하여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는 갤러리는 고풍스럽고 인도네시아의 전통이 물씬 풍기는 묵직한 곳이었다. 도착하여 Noëlla의 드로잉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갤러리 1층을 둘러보았다. 숙련된 기술과 예술 그리고 춤이 어우러진 동적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 역시나 나의 예술 감상력은 0인 상태. 작품 감상법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알아가야 하는 지 가르쳐 주었던 사람이 있었다면, 평소에 그림 같은 예술에 관심을 가졌다면, 오늘 이 시간이 한결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가득 밀려온다. 군대 2년과 미국 유학 4년 동안 많은 것을 배웠지만 사교성 또한 많이 늘었다고 자부하는 나는 올라오는 길에 바깥에서 서성이는 두 외국인에게 말을 건넸다. 담소를 나누고 있던 그녀는 내 직감대로 전시회를 준비한 화가였고 그녀 옆에 있던 남자는 그림 속의 춤 모델이었다. 그녀는 아주 반가워하며 2층으로 올라가자고 한다.

 

2층에는 영상을 보여줄 것인지 프로젝터가 준비되어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화가와 모델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었다. 화가의 이름은 Noëlla Roos였고 네덜란드인인 그녀는 남편을 따라 인도네시아에 오게 되었다. 아시아에 거주한지는 15, 인니 오기 전에는 베트남에 거주하였단다. 발리에 거주하며 댄서들을 소재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25년 전이었다. 무용을 소재로 그리는 그녀는 현대무용과 전통무용에 대해 깊은 관심이 있으며 MichelangeloKathe Kollowitz 같은 다른 예술가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작품은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었다. 그녀는 많은 공연을 다니며 마음에 드는 댄서들과 예술가들에게 같이 일하자고 제안한단다. 항상 긍정적인 답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흔쾌히 응한단다. 이번 프로젝트의 음악가도 Noëlla가 명함을 건네기 전에는 관심이 없다고 하였단다.

그녀의 댄서 모델 Ari Rudenko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는 현재 미국에서 예술 석사과정을 밟고 있으며 일 년에 2주 만 학교를 다니면 되고 나머지는 원하는 곳에서 배우면 된다고 하였다. 그가 선택한 곳은 Noëlla가 살고 있는 Bali. 그곳에서 Art Institute을 다니며 춤을 추고 있다고 하였다.

 

한참 이야기를 나누는데 NoëllaCemara 갤러리를 한 번도 와 봤을 리 없는 우리 일행을 Cemara 6 Gallery 관장인 Dr.Toeti의 개인 소장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갤러리 안쪽으로 안내한다. 화가 Salim의 작품이 수 십 점 전시되어 있었는데 특이한 기법으로 한눈에도 대가의 작품 인 것을 직감 할 수 있었다. GalleryDr.Toeti1993년도에 오픈했으며 1996년도에 현 자리로 옮겼다고 한다. 아쉽게도 19일 저녁에는 그녀 대신에 딸 Dr.Inda가 대신한단다. Noëlla5년 전에 자신의 예술을 전시하기 위해 후원자를 찾다가 Dr.Toeti를 만나게 되었고 그 인연을 여태껏 이어왔단다.

 

Noëlla의 이번 작품은 미국 무용가 Ari와 자바 음악가 Fendy Rizk의 합동 작품이다. 다른 배경의 예술가들이 각자 다른 미디어를 통해 단지 예술을 사랑한다는 만으로 하나가 되어 그림, 음악, 춤의 경계 사이에서 관능과 삶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영상 속에는 음악을 듣고 그 영감으로 댄서가 춤을 추면 그 느낌을 화가가 화폭에 옮기는 것이 담겨 있었다. 댄서의 춤동작을 이해할 때까지 그린다는 그녀는 Ari와는 이번 작품전시회를 위하여 3~4달을 같이 일하였다고 한다. Noëlla는 남자 댄서들의 부드러운 면을 찾아 그린다고 한다. 남성미와 근육으로 다져진 댄서의 움직임 속에 부드러움이 있고 그것이 영상에서 보여주듯이 그녀 작품에 매혹적으로 묘사되어 있었다. 이는 검정과 하얀 색깔이 대조되듯이 남성의 강한 춤 동작 속에서 숨어 있는 섬세함이 그녀의 그림에서도 볼 수 있었다. 예술에 문외한인 나도 영상으로 춤동작과 그것을 바로 스케치하는 그녀의 손의 움직임과 음악이 어우러져 한 작품이 되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댄서들과 같이 작품을 하며, 그들이 춤을 출 때 그 춤의 속도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 그림을 그린다.

 

이번 전시회 “Between the Lines”는 세 예술가가 다른 매체로 말로는 할 수 없는 감성을 예술로 표현한 작품이다. Noëlla는 이번 작품을 하면서 서로가 예술을 사랑하는 에너지를 받아 좋은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예술에 대하여 고전적으로 교육을 받았고 아시아 문화의 영향을 받은 그녀의 그림 속에는 동서양의 조화로움이 담겨 있었다.

 

비록 작품에는 문외한이지만 음악과 춤과 그림의 경계에서, 강함과 부드러움의 선 사이에서, 덧붙인다면 동양과 서양, 고전과 현대를 바탕으로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는 예술은 문화발전에 밑거름이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Noëlla의 이번 전시회가 많은 이들이 찾아와서 함께 하며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같이 나눌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또한 앞으로 예술을 모르면 내 인생이 밋밋하고 무료하리라는 예감과 함께 Cemara Gallery를 나섰다.

 

김성언 Miami University (OH) 졸업, Deloitte (Chicago)입사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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