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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은 새로운 희망의 시작이다 - 한인뉴스 2016년 3월호 <3월의 행복에세이>

6,345 2016.03.0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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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행복에세이>

 

3월의 행복에세이.JPG


 

어느덧 3월이다. 이곳 인도네시아에서는 우기 계절이 끝나고 건기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3월이 온 것이다. 만물이 소생한다는 봄이다. 봄은 사계절이 있는 한국과 같은 온대성기후가 있는 나라에 느낄 수 있는 계절이지만 열대성 기후인 인도네시아에도 내 마음의 봄은 지금부터 시작되고 있다. 일년 12개월 중에 1,2월 달은 새로운 해의 서막으로 육체적으로는 조금은 몸이 부산하고 예열이 덜 된, 정신적으로는 약간 몽롱하며 피곤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본격적으로 우리의 몸이 제대로 된 움직임을 시작하려면 3월은 되어야 좀 더 몸이 민첩하게 되고 두뇌도 회전이 잘 되며 일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진다. 마치 축구선수가 그라운드에서 자기의 기량을 100 퍼센트 이상 펼치려면 경기 전에 충분히 몸을 풀어줘야 하는 것과 같다.

 

필자가 병원에 근무하던 시절에 경험하여 느낀 점은 대부분의 의사들이 대개 오전 8시부터 환자를 진찰하게 되는데 의사들이 대략 오전 10시쯤은 되어야 가장 맑은 정신으로 환자를 볼 수 있었다고 고백하곤 했다. 그래서 환자 입장에서 제대로 된 진단을 받으려면 오전 10시쯤에 맞추어 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기도 하다. 또한 한의학에서는 이를 몸의 원기 흐름 중에 이 시간대가 기의 흐름이 제대로 작동하는 시점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무릇 세상의 이치가 삼라만상의 조화라고 하지만 우주의 주체는 분명 사람인 것이다. 세상은 참으로 빨리 돌아 간다. 정보는 홍수처럼 넘쳐나고 어떤 것이 진실되고 나에게 유익된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것이 많다. 

 

사람들 대부분은 들고 다니는 다목적용 컴퓨터와 같은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봇물처럼 터지는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를 이용하고 있다. 그 덕에 현대를 사는 우리는 세계각지의 소식과 내 주위의 정보를 쉽게 얻는다. 그리고 나 자신의 신상에 대한 것을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에 올려 멀리 있는 친구 또는 가까이에 있는 지인들에게 그 정보를 알려준다. 작년 9월에 서부 자카르타 또망 (Tomang) 사무실에서 이곳 찌꾸빠(Cikupa)라는 땅그랑(Tangerang)군의 군청이 있는 곳으로 사무실과 창고를 겸용 할 수 있는 곳으로 이사를 했다. 조금은 촌스럽고 가끔은 을씨년스럽고 때로는 목가적이고 한 곳, 땅그랑 찌꾸빠. 울퉁불퉁한 구불구불나 있는 곰보처럼 생긴 덜익은 아스팔트 길을 따라 줄지어 있는 작은 가게들, 지금은 어느 정도 알 것 같은 좀 못생긴 열대 과일들, 잔잔한 햇살에 영롱하게 빛나는 구리 빛 데데한 진솔한 사람 냄새 나는 얼굴들, 좁은 길 주변에 불규칙하게 버려진 빛 바랜 물건들이 나를 과거의 학창시절로 이끌기도 한다. 

 

지금은 내가 벌써 60대 나이의 진입을 얼마 남겨 두고 있는 이 시점에서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고 또 다른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보는 것도 인생의 큰 의미가 될 것이다. 점점 몸은 생리학적으로 노화되고 얼마 남았는지 모를 인생의 남은 시간들, 내가 뿌리고 일군 모든 일들이 무언가 결실을 맺을 것 같은 바람들이 나를 희망의 푸른 언덕으로 이끈다. 가끔은 어느 초등학교 교장을 하다가 그만 두신 은사님의 말이 생각난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대학과 군대생활을 마치고 사회 생활을 교편으로 시작해서 어언 35년간 해 보고 은퇴하여 남은 여생을 좀 여유롭고 풍요롭게 살고 싶어 특별한 일 없이 소일하며 지냈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팔십을 훌쩍 넘겨 버렸다. 그런데 그런 생활 속에 문득 자기자신을 남길만한 그 무엇을 생각하게 되었고 사회에 조금이라도 더 공헌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은사님은 더 늦기 전에 내가 이 세상에 조금이라도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일본어를 어린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학교에서 봉사를 시작하였다. 그는 시간 교사로 무급으로 일하기로 하고 지금까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진정 행복하다는 것이 무엇일까? 명예가 높고 쓸 돈이 많고 아직까지 건강하다고 행복할까요? 아니면 내가 키운 자식들이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여러 사람들에게 칭송을 받는 다고 내가 행복할까요? 그러나 그것에 대한 답은 확신하건대 “내가 아직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사람들이 부르고 쓰임을 원할 때” 진정 내가 행복하다고 느낄 것 입니다. 

 

즉, 사람이 진정 살고 있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다른 사람이 알아봐 주고 인정해 주는 것에 있다. 나의 조그마한 사무실 앞 뜰에는 작년 9월 중순에 심은 어린 야자수가 오후의 서늘한 바람과 마주하며 살랑살랑 춤을 추고 정다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먼 훗날, 이 야자수 열매는 이곳을 찾아 모여드는 많은 사람들에게 적도의 낭만을 느끼는 즐거움과 시원함을 안겨 줄 것이며 더위에 지친 그 이방인에게 시원한 한 모금의 물이 될 것이다. 나는 그 야자수가 많은 열매를 맺을 날을 기대하면서 오늘도 새로운 희망의 나래를 편다. 어느덧 하늘 저멀리에 있는 적도의 태양은 내일의 동트는 뜨거운 새벽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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